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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땐 더 힘들어질 것" 두달새 상장사 4곳 인적분할

[체질 바뀌는 자본시장]
파마리서치서 삼양홀딩스까지
기업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 분주
자진 상폐 추진은 올 4곳 달해
소액주주 반발에 무산 사례도

  • 김남균 기자
  • 2025-06-24 17:42:26
'상법 개정땐 더 힘들어질 것' 두달새 상장사 4곳 인적분할
파마리서치 판교 사옥. 사진 제공=파마리서치

'상법 개정땐 더 힘들어질 것' 두달새 상장사 4곳 인적분할

'상법 개정땐 더 힘들어질 것' 두달새 상장사 4곳 인적분할

분할·합병 규정을 강화하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지배구조를 개편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주요 사업부를 인적 분할하거나 주주 환원 요구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웃돈을 주고서라도 주식을 매입해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식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결집한 소액주주들이 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 추후 개정 상법이 시행되면 기업과 주주 연대 간 갈등은 더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이날까지 액트에 모인 파마리서치(214450) 소액주주들의 주식 수는 44만 4118주로 전체 지분의 4.23%에 달한다. 이들이 주주 결집에 나선 건 파마리서치가 13일 현재 회사를 분할 존속회사로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마리서치홀딩스’와 핵심 제품 리쥬란 등의 에스테틱 사업을 담당할 신설 법인 ‘파마리서치’로 인적 분할한다고 공시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인적 분할 후 신설 법인은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된다.


파마리서치가 이같이 인적 분할되면 지주사인 파마리서치홀딩스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은 이번 인적 분할이 지배주주의 승계 목적을 위한 ‘꼼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파마리서치 지분 1%를 보유하고 있는 머스트자산운용도 이날 공개 서한을 통해 “인적 분할과 현물출자에 의한 지주회사 구조가 자회사 중복 상장이 없는 물적 분할 구조에 비해 더 나은 점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파마리서치 외에 다수의 기업들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기업 분할을 추진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상장사 4곳이 기업 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단 2곳뿐이었다. 지난달 30일 삼양홀딩스(000070)는 바이오팜그룹을 별도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해 삼양바이오팜을 신설하겠다고 밝혔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같은 달 22일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인적 분할 방식으로 신설하겠다고 공시했다.


기업 분할 건수가 늘어난 건 향후 개정 상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경영진이 지배구조 개편 의사 결정을 내리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상장법인의 인수·합병가액 결정 시 주식 가격,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고려한 공정가액 적용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 주주에 대한 신주 물량 의무 배정 △상장법인과 계열사 합병 시 일반 주주의 합병검사인 청구제 도입 등을 공약했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기업 합병·분할에 대한 이사회 의견서 작성과 합병·분할가액 외부 평가 의무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사주 소각 압력, 주주 행동주의, 강화되는 공시 의무 등을 우려해 아예 자발적인 증시 퇴출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늘었다.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기업은 올 들어 4곳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주주가치 보호를 주장하며 공개매수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신성통상(005390)의 경우 오너가 회사인 1·2대 주주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이 이달 9일부터 31일까지 지분 16.13%를 주당 4100원에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주주들은 그간 배당에 인색했던 신성통상이 헐값에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신성통상은 이미 지난해 6월 공개매수가(2300원)가 지나치게 낮다는 소액주주 반발에 한 차례 공개매수에 실패한 바 있다. 액트에 모인 신성통상 주주들의 지분율은 이날까지 4.45%로 주주들이 더 결집할 경우 이번에도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지분율 95% 이상)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새 정부 들어 소액주주 연대나 행동주의 펀드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대규모 유상증자는 이미 과거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롯데렌탈(089860) 지분을 약 4% 보유한 VIP자산운용은 최근 롯데렌탈의 경영권이 호텔롯데에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롯데렌탈 이사회가 어피너티를 상대로 결의한 3자 배정 유상증자의 발행가(2만 9180원)가 지나치게 낮아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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