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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자산운용이 파마리서치(214450)의 인적분할 결정에 대해 추가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파마리서치 측이 주장하는 경영 효율화 목적과 달리 이번 결정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소액주주의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파마리서치의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CVC캐피탈의 역할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4일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결정에 대한 두 번째 레터를 통해 “최근 파마리서치는 회사 분할 결정이 신규 투자 및 전략적 인수합병(M&A) 활동 등을 기능적으로 분리해 각 영역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 목적이라고 밝혔다”며 “같은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는 방식은 중복 상장 없는 물적분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 방식은 결국 대주주에게 자금 소요 없이 지배력 확대를 안겨주는 구조”라며 “한국의 다수 유사 사례들처럼 소액주주에게도 동일한 참여 기회를 부여한다 해도 결과적으로 대주주 중심의 지배구조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머스트자산운용은 파마리서치가 해외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인적분할 후 현물출자 과정에서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기회를 주기 때문에 이에 100% 자회사 구조가 되니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점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공개매수를 100% 대상으로 진행하실 예정이라면 처음부터 100% 자회사인 물적분할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00% 대상 공개매수 계획이 없다면 중복 상장에 대해 정보가 부족한 해외 투자자들의 오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정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파마리서치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약 15% 이상이다.
이와 함께 머스트자산운용은 파마리서치의 지분 10.06%를 보유하고 있는 CVC캐피탈에 이번 분할 결정에 대해 동의했는지 질문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분할 구조에 대한 사전·사후 동의 여부, 우선주의 전환 및 상환권 행사 계획 등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특히 상환권은 소액주주와 이해관계가 크게 불일치하는 권리이기에 상환 조건과 그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CVC는 대주주와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맺고 있고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거버넌스 악화에 따른 시장 우려도 제기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유명 외국계 증권사가 파마리서치의 펀더멘털을 그대로 둔 채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적정가치를 32%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낸 바 있다”며 “이는 분할 구조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분할 이후 합산 시가총액이 오를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누가 더 많은 가치를 가져가느냐가 핵심”이라며 “지금 같은 방식은 단기적 주가 상승에 기대어 본질을 가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달 1일까지 파마리서치와 CVC로부터 공식적인 공개 답변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며 “좋은 거버넌스가 살아 있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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