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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내채권 비중 외환위기 이후 최저…"시장 공급 민감도 커진다"

■내년 기금 운용계획안 의결
23.7% 목표…수익률 제고 위해 축소
'국채 버팀목'에서 주가 '구원투수'로
국내 채권 시장에는 영향 불가피할 듯
"포트폴리오 보면 약세 폭은 안 클 것"

  • 천민아 기자·임세원 기자·김남균 기자
  • 2025-05-29 18:06:34
국민연금, 국내채권 비중 외환위기 이후 최저…'시장 공급 민감도 커진다'[시그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년도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설정한 내년 말 기준 국내 채권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21.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채권 비중은 2004년 85.2%까지 치솟았다가 지속 하락 추세로, 지난해 말 기준 28.4%까지 줄어 30% 선을 깼다. 과거 국채 발행이 어려운 시기 금융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국민연금이 이제 연금 재정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탈바꿈하면서 국내 주식 비중도 점차 축소하고 있다.


2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비중은 가장 최근인 올해 2월 말 기준으로는 27.9%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채권 비중을 줄이면서 수익률 제고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투자 자산군 중 국내 채권은 중장기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단기간으로만 보면 국민연금은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주식에서 6.49%의 수익률을 거뒀고 국내 채권에서도 1.97%의 수익률을 확보했다. 반면 해외 주식은 -0.21%, 해외 채권은 -0.53%, 국내외 대체투자는 -1.25%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국내채권 비중 외환위기 이후 최저…'시장 공급 민감도 커진다'[시그널]

그러나 중장기 수익률로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를 기준으로 하면 국내 주식은 -4.64%로 전체 자산군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국내 채권은 2.35%로 두 번째로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1988년부터 2024년 말까지로 확장하면 국내 주식은 5.40%, 국내 채권은 3.71%로 15.17%를 기록한 해외 주식이나 5.80%을 확보한 해외 채권, 10.43%를 달성한 대체투자보다 수익이 낮았다.


국민연금이 수익률만이 아니라 안정성을 고려해 다양한 자산을 섞어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편다고 하더라도 국내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시장에 영향이 덜한 국내 채권의 비중을 먼저 덜어내는 이유다.



국민연금, 국내채권 비중 외환위기 이후 최저…'시장 공급 민감도 커진다'[시그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년도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금위는 당초 국내 주식 투자 비중 대폭 낮출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주가 구원투수’ 역할론이 제기되며 대신 주식 대신 채권 비중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올해 들어 해외 주식 부진으로 국내 주식이 수익률 증진에 오히려 도움이 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국내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권 시장 관계자들은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비중 축소에 따라 발행금리 면에서 공급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채권 시장 가격은 기준금리 인하 이벤트를 선반영한 상태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특히 국내에서는 대선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규모 등에 따라 채권 시장 수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라는 대형 투자자가 포지션을 줄여간다면 수급 측면에서 우호적이라고 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채권 종류별로 정도는 다르겠으나 시장의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회사채 시장의 ‘자금 구멍’ 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국채(43.6%), 특수채(20.4%), 금융채(15.5%), 회사채(8.4%) 등이다. 국민연금은 채권 신용등급별 구체적인 회사채 투자 비중을 공개하지는 않으나 약 30조 원의 회사채 자산 대부분이 ‘AA+~AAA급’ 신용도를 보유한 우량채권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산운용사, 은행을 중심으로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초우량물을 중심으로 일부 수요가 빠질 순 있겠으나 국민연금이 회사채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약세 폭이 클 것이라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연금 기금위는 ‘2026~2030 중기자산배분’도 의결했다. 2030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로 지난해 발표한 ‘2025~2029 중기자산 배분’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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