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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017670)이 자사가 보유한 4100억 원 규모의 카카오(035720)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이번 매각은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크다.
SK텔레콤은 25일 4133억 원 규모의 카카오 지분 전량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주식 수는 1081만 8510주로 이날 개장 전 거래가 체결됐다.
이번 매각은 카카오와 2019년 10월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지 5년 6개월 만이다. SK텔레콤 측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한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투자와 SK브로드밴드 지분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카카오 지분 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태광그룹·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지분 24.8% 전량을 총 1조 15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다음 달까지 SK브로드밴드 지분 99.1%를 확보할 예정이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이를 통해 유무선 통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분 처분 이후에도 카카오와 기존의 사업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구독 플랫폼 ‘T우주’에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 등 제휴 상품이 입점했으며 양 사는 공동 출자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카오와 클라우드 사업, 공동 펀드 운영 등 긴밀한 협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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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며 카카오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개장과 동시에 5%대 하락 출발한 카카오는 장중 3만 715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줄이며 전날 대비 3.80%(1500원) 내린 3만 795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날 카카오 1225억 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로써 카카오는 외국인 순매도 종목 1위에 올랐다. 반면 SK텔레콤은 0.17% 오른 5만 780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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