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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 제조사 HPSP(403870)의 핵심 임원인 치우 에디 카 호 엔지니어링 총괄 전무가 회사 지분 12만 여주를 장내 매도했다. 경영권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HPSP는 최근 시장 상황을 살펴가며 관련 일정을 잠시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SP는 치우 에디 카 호 전무가 지난 16일 본인 소유 지분 0.15%(12만800주)를 약 29억 원에 장내 매도하며 지분율이 0.10%로 줄었다고 18일 공시했다. 그는 HPSP의 전신인 풍산에서 기술 부문 총괄을 맡았고 HPSP에서도 7년 8개월 간 근무해 온 회사 내 핵심 임원으로 분류된다.
HPSP의 최대주주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소유 지분 40.9%를 매각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를 자문사로 선임했다. 시장에선 매각 측이 희망하는 가격이 최대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엔 인수 숏리스트로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털, 블랙스톤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4곳이 선정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털이 타 경쟁사 대비 인수 의지가 다소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가 모두 반도체 관련 기업 경영권을 보유중인데 HPSP 인수 시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일본 반도체 기판 제조사 FICT를 약 9500억 원에 인수했다. FICT는 1967년 후지쯔(Fujitsu)의 회로기판 사업부로 출범해 이후 독립한 곳이다. 현재 고밀도 회로기판, 반도체 관련 인쇄회로기판(PCB), 정밀 가공 등 3개 사업 부문을 두고 있다.
베인캐피털은 세계 3위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일본 키옥시아(Kioxia)의 최대주주다. 키옥시아는 도시바의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에서 지난 2018년 분사해 탄생했다. 이듬해 사명을 키옥시아로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베인은 SK하이닉스와 손잡고 키옥시아를 인수했다.
다만 HPSP 시가총액이 2조 원대 초반까지 내려오면서 인수 후보군들은 매각가가 더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사태 등 내부 사정을 살펴가며 아직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상태로도 보인다.
HPSP는 반도체 열처리 공정에 사용되는 첨단 미세공정 장비 제조사다. 2005년 풍산의 마이크로텍 장비사업팀으로 시작돼 2017년 분사 후 크레센도에 매각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1814억 원, 영업이익은 939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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