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그룹이 SK실트론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전까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등 여러 원매자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두산이 가장 앞서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SK그룹과 협상 중이다. 매각 대상은 70.6%로 시장에서는 1조 원 후반에서 2조 원 사이 매각가가 거론된다. SK그룹은 기존에 협상을 이어가던 한앤코에 이어 두산까지 협상장으로 끌어들이면서 본격적으로 원매자 간 가격 경쟁을 붙이는 형국이다. 한앤코 역시 SK와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두산은 당초 SK실트론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가 최근 다시 진의를 보인 것"이라며 “추석 연휴 직후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협상을 밀어붙일지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실트론은 조 단위 대형 매물로 주목 받았다. 당초 SK딜을 여러번 따낸 한앤코가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올랐지만 SK와의 가격 차이로 협상이 장기화됐다. 이후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PEF들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두산은 IB업계에서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원매자로 지목된다. 두산테스나와 엔지온 등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연이어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세미파이브 인수가 막판 결렬되기도 했지만 다수의 기업 인수를 검토해왔다.
두산은 올 2분기 보유 중이던 두산로보틱스 지분과 두산에너빌리티 지분을 담보로 1조 원 규모 현금을 확보하면서 대형 M&A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SK실트론 인수가 실현될 경우 두산그룹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에 보다 힘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983년 설립된 SK실트론은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 기업으로 실리콘(Si), 탄화규소(SiC) 웨이퍼 등을 제조·판매한다. 웨이퍼는 반도체칩의 핵심 기초 소재 중 하나다. SK실트론은 올해 상반기 매출 9802억 원, 영업이익 916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계열사 부진으로 실적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매년 3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탄탄한 사업 구조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관계자는 "기존과 달라진 바 없이 여러가지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