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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039490)이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사업 확대를 위해 신한투자증권 미국 법인 인수를 추진한다. 메리츠증권의 수수료 무료 정책을 비롯해 토스증권이 미국 브로커 라이선스를 따는 등 해외 주식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승부수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거래 안정성 등을 통해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유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신한투자증권 미국 법인 인수를 위해 국내 회계법인을 자문사로 두고 실사를 끝마쳤다. 현재는 신한투자증권과 최종적으로 가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현지 법인의 가격은 300억 원 안팎이다.
키움증권이 신한투자증권 미국 법인 인수를 검토하는 배경은 현지 주식을 중개할 수 있는 브로커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선스를 보유할 경우 미국 주식 주문을 직접 중개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현지 법인 설립과 인수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는 ‘Kiwoom Securities Holdings USA Inc’와 ‘Kiwoom Securities USA Inc’ 등 두 곳의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하는 구조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브로커 라이선스를 취득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소요되기 때문에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선 법인 인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미국 시장 진출 목표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해외 주식 위탁 매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8월 미국 현지법인으로 자회사 토스증권 아메리카(TSA)와 손자회사 TSAF(TSA Financial LLC)를 설립한 바 있다. TSAF는 올 상반기 미국 주식을 중개할 수 있는 브로커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직접 주식 중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거래 장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한 것이다.
토스증권 뿐만 아니라 메리츠증권도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사업 부문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말까지 미국 주식과 국내 주식 수수료를 무료료 책정했다. 특히 미국 주식은 달러 환전 비용까지 무료다. 메리츠증권의 해외주식 약정 금액은 3월 기준 10조 원을 돌파했으며 지난달 약 24조 원을 넘어섰다.
키움증권은 현지 법인 인수를 바탕으로 거래 안정성 등을 내세우며 서학개미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4월과 6월에 거래 오류가 발생했는데 9월에도 주문이 체결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을 키우기도 했다. 키움증권 측은 “미국 법인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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