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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해상풍력 계열사 ‘GS엔텍’의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가 원점으로 돌아왔다. 올 초 투자자로 나섰던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이 손을 떼면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엔텍에 총 27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했던 재무적투자자(FI) 파인스트리트가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 현재 GS엔텍은 물밑에서 새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여타 투자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GS엔텍은 지난해 말부터 여러 FI들과 접촉하며 프리IPO를 타진했다. 2023년 900억 원의 투자금을 조달한 뒤 1년 만에 추가 투자 유치에 돌입했다. 올 초 파인스트리트가 투자자로 낙점받아 총 27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GS엔텍이 발행하는 신주 매입에 2000억 원, 기존 투자자였던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750억 원에 사들이는 조건으로 알려졌다. 2023년에는 도미누스가 650억 원, 시몬느자산운용이 250억 원을 투입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인스트리트 이후에도 GS엔텍에 투자를 제안했던 운용사들이 여럿 있었다”며 “투자 조건상 이견으로 최종 투자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GS엔텍은 투자금을 모아 대규모 설비투자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직전 투자 유치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주 등 추가 설비투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가용 현금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투자금 조달에서 스텝이 꼬인다면 GS엔텍의 전략에도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FI가 들어오면서 GS엔텍은 2028년 말까지 상장에 성공해야 한다는 조건을 떠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상장이 무산된다면 회사가 투자자에 이자와 원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적잖은 재무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GS엔텍의 실적 추이는 양호하다. 2023년까지 적자가 이어졌지만 지난해 말 매출 2142억 원, 영업이익 268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와 2분기 모두 흑자 흐름을 유지 중이다.
다만 GS엔텍이 추가 투자 유치 없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잉여 현금 흐름이 -191억 원으로 본업 수익만으로는 거액의 지출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2분기 현금성 자산은 666억 원으로 올 1분기의 절반 수준이고 부채 비율은 166%로 통상적인 기준치보다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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