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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증시 '24시간 거래' 추진…美, 자본시장 블랙홀 되나

뉴욕거래소·나스닥 거래시간 연장 추진
英·유럽·동남아 등도 잇따라 '만지작'
글로벌 자금 선점 위한 전쟁 시작
'탈 국장' 더 빨라질 수도

  • 이충희 기자
  • 2025-07-27 10:15:08
전세계 증시 '24시간 거래' 추진…美, 자본시장 블랙홀 되나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 연합뉴스

세계 금융시장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 증권가가 '24시간 주식거래'를 일상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요국 증권거래소들도 이를 뒤쫓고 있다.


영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주식 거래시간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자본 유치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형국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는 주식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24시간 거래든, 거래시간 연장이 되든 간에 확실히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상업적, 정책적, 규제적 측면에서 주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2일에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 지사의 현물주식 부문 책임자 앨릭스 달리가 CNBC 방송에 출연해 거래시간 연장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SIX 그룹도 상장지수펀드(ETF)나 파생상품 등을 중심으로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 중이며, 신흥국 주요 거래소들에서도 비슷한 논의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만 라흐만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 사장이 주식시장 운영을 기존 2세션 체계에서 3세션 체계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의 24시간 거래 도입에 대응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달 23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증권거래소(JSE)도 24시간으로 거래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현지 경제지에서 보도했다.


한국도 올해 초 대체거래소(ATS) 출범과 한국거래소의 금융 파생상품시장 야간거래 개시 등으로 사실상 12시간으로 거래시간이 늘어났다. 또 미국처럼 24시간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촉발한 미국에서는 뉴욕증권거래소(NTSE)가 일간 거래시간을 현행 16시간에서 22시간으로 늘리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나스닥도 내년 하반기부터 거래 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각국이 24시간 거래에 눈길을 돌리는 배경으로는 이미 24시간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가상화폐 시장과의 경쟁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한편에서는 세계 경제가 각자도생으로 흐르는 가운데 주요국 증시 간 승자독식의 자본 흡수 경쟁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 속 24시간 거래체제는 이를 위한 포석일 뿐이란 견해도 제기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 시장의 24시간 거래 추진은 단순한 제도 개편이라기보다 글로벌 자본 흐름을 선점하기 위한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면서 “거래 시간이란 장벽이 점차 허물어지면서 자금의 흡입력이 미국 등 선진 시장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시아권 거래소 입장에선 미국으로의 증시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여지가 크다. 가뜩이나 거센 한국 증시의 ‘탈(脫) 국장’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한국시간 오후 5시~익일 오전 9시)까지 운영되는 뉴욕 증시가 24시간 체제로 재편될 경우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의 낮 시간대 미국 주식 거래가 특히 용이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자금 유출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이는 국내 시장의 유동성 감소와 중소형주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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