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현재 읽고 계신 기사는
유료기사 입니다.

비회원도 읽을 수 있는 무료기사로 전환된 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닫기

롯데렌탈 유증 전방위 압박…소액주주 “대통령실 탄원”·VIP “이사 책임론”

지분가치 희석에 집단행동
소액주주 불공정 거래 주장
VIP, 주주서한 띄워 압박 중

  • 서종갑 기자
  • 2025-07-23 14:54:21
롯데렌탈 유증 전방위 압박…소액주주 “대통령실 탄원”·VIP “이사 책임론” [시그널]
롯데렌터카

롯데렌탈(089860)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가 대통령실에 탄원서를 내며 여론전에 나선 가운데, 기관투자자인 VIP자산운용은 이사회를 직접 겨냥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대주주와 특정 사모펀드에만 유리한 불공정 거래라는 비판 속에 롯데렌탈이 안팎으로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 소액주주연대(21일 기준 1206명·지분율 1.76%)는 이번 유상증자가 기존 대주주와 새 인수자인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만 특혜를 주는 불공정 거래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대는 거래의 부당함을 알리는 탄원서를 대통령실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했다. 한주 전에는 VIP자산운용이 이사회에 직접 주주서한을 보내며 거래 철회를 요구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월 롯데그룹의 지분 매각에서 비롯됐다. 호텔롯데 등은 보유 지분 56.17%를 어피니티에 약 1조 6000억 원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7만 7115원으로, 당시 시장 가격에 262%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하지만 같은 날 롯데렌탈 이사회는 어피니티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2만 9180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매각가의 38% 수준에 불과했다. VIP자산운용은 이 '패키지 딜'로 인해 어피니티의 평균 매입 단가가 약 16%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주주들은 강제 축출 가능성에 큰 우려를 표한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어피니티의 지분율은 63.5%까지 상승한다. 여기에 롯데그룹 계열사의 잔여 지분까지 더하면 총 67.7%에 달해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인 3분의 2를 넘어서게 된다. VIP자산운용은 “특별결의 정족수를 확보하면 현금교부형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소액주주를 강제로 축출하고 상장폐지를 추진할 수 있다”며 “이는 어피니티가 최근 락앤락 상장폐지 과정에서 실제로 사용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렌탈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구주 매각과 유상증자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시 사채관리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기한이익상실(EOD)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며 “최소 4000억 원에서 최대 7200억 원의 사채를 조기 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재무구조 안정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VIP자산운용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롯데렌탈이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을 때 수요예측에서 66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며 “필요 자금은 부채로도 충분히 조달 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주 권익을 침해하려던 다른 기업들의 시도는 여론의 반발로 철회됐지만 롯데렌탈만 유상증자를 고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상황이 악화되자 주주들은 이사회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VIP자산운용은 주주서한을 통해 백복인 전 KT&G 대표 등 사외이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각 이사가 자신에게 부여된 충실의무를 자각하고 그 책임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며 “롯데렌탈 사외이사들이 주주가치를 지키는 용기 있는 선택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액주주연대를 이끄는 박현수 대표는 “롯데라는 브랜드를 믿고 공모가 5만 9000원에 투자했던 수많은 주주들이 고통을 감내해왔다”며 “회사가 주주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특정 세력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명백한 배신행위”라고 강조했다. 윤태준 액트 소장은 “이번 거래는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후진적 지배구조의 전형이다”며 “국내 렌터카 2위 사업자를 보유한 어피니티가 1위 롯데렌탈까지 인수할 경우 발생하는 시장 독과점 문제에 대해 공정위의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본 사이트에 게재되는 정보는 오류 및 지연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닫기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