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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회사 주주에 보상 강화…'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 검토

거래소, IB 업계 의견 수렴 착수
"기준 제시로 시장 예측가능성 확대"
공모주 배당 등 모범 사례 제시 유력
중복 상장 범위 해석이 관건 될 듯
대기업 자금조달 전략 수정 불가피

  • 이덕연 기자·박정현 기자
  • 2025-07-06 12:54:09
[단독] 모회사 주주에 보상 강화…'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 검토 [시그널]

국내 증시의 신규 상장 심사를 전담하는 한국거래소가 ‘중복 상장'에 대한 심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상장 업무를 전담하는 업계에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그동안 중복 상장의 개념·유형·허용 여부를 두고 시장 내 혼선이 있어온 만큼 명확한 기준을 밝혀 시장 참여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중복 상장 기업의 모회사 주주에게 공모주를 일부 배당하는 등 주주 보상을 강화하는 ‘모범 사례’를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 준비를 목표로 업계 의견 수렴 작업에 들어섰다. 중복 상장 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을 이른 시일 내에 IB 업계 내 상장 주관 업무 담당 부서에 직접 제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신규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모회사 주주들에게 보상을 강화하는 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가 자회사 IPO를 추진하면 공모주 일부를 주주에게 우선 배정 또는 배당하는 것이 모범 사례로 제시될 수 있다. 관련해서는 2023년 상장한 필옵틱스의 모회사 필에너지가 공모주 20%를 주주에게 배당한 전례가 있다.


예정대로 가이드라인 신설이 완료되면 중복 상장을 둘러싼 시중 혼선은 일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매년 공개하는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에서 중복 상장 심사 기준을 일부 밝히고 있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다 구체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엔무브 상장을 추진하다 중도에 계획을 접었고, 코스닥 상장사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 상장이 불발되는 등 시장 내에는 중복 상장 관련 혼선이 있어 왔다. 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보다 구체화돼 직접 전달되면 IB 업계에서도 사전 준비 작업을 면밀히 할 수 있게 된다.



[단독] 모회사 주주에 보상 강화…'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 검토 [시그널]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추후 관건은 중복 상장에 대한 정의가 될 전망이다. 중복 상장은 △모회사가 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물적·인적 분할해 상장시키는 경우 △법인을 신규 설립해 상장시키는 경우 △타 법인을 인수한 후 상장시키는 경우 등 유형이 다양하다. 모회사가 사업 회사인 경우와 지주 회사인 경우 특성에 차이가 있고 영업·경영 독립성, 주주 보호 장치 등도 각기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비판해온 ‘쪼개기 상장’은 핵심 사업 부문을 분할한 후 증시에 중복으로 올리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외 경우까지 광의의 중복 상장으로 볼 지가 변수다.


국회·정부발 규제도 지켜봐야 한다. 현재 국회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여럿 발의돼 있는데 다수는 모회사가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상장할 때 공모주 일부를 모회사 주주에게 우선 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이 중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안은 공모주 배정 비율을 30~7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말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을 밝히고 공모주 20%를 모회사 주주에게 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추후 쟁점은 중복 상장의 범위와 보상 비율을 어떻게 명시하느냐다.



[단독] 모회사 주주에 보상 강화…'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 검토 [시그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30일 동안 이뤄낸 주요 성과로 주식 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그동안 계열사 IPO를 통해 자금을 모아온 재계의 전략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 동안 코스피 시장에 중복으로 오른 대기업 계열사는 20여 개로 2020년 이후에만 9곳(LG CNS·HD현대마린솔루션·에코프로머티리얼즈·LG에너지솔루션·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SK아이이테크놀로지·SK바이오사이언스)이 새로 증시에 올랐다. 범위를 코스닥까지 확장시키면 중복 상장 계열사는 더욱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무엇을 중복 상장으로 볼 지와 어떻게 관련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혼선이 있어왔다”며 “모범 사례와 기준이 제시된다면 상장 준비 과정에 있어왔던 비효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대기업 임원은 정치권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기업 대출, 회사채 발행, 신규 IPO가 있다”며 “일률적 규제로 IPO가 위축되면 신사업 추진·확장이 어려워져 결국은 미래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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