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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자본시장(DCM) ‘빅2’로 꼽히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올 상반기에도 선두권을 유지했다. 중상위권의 경우 최근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수 증권사가 선두권에 근접한 실적을 냈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올 상반기 DCM 발행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KB증권은 9조 1035억 원(142건)을 주관해 1위를 차지했고, NH투자증권은 8조 2432억 원(127건)의 실적으로 회사채 발행 주관 2위에 올랐다. 일반 공모 회사채를 기준으로 집계가 이뤄졌고, 여신전문금융회사채·주식 관련 사채·사모채·금융채·공사채 등은 집계 대상에서 제외했다.
상반기 DCM 시장에서 선두권과 중상위권간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3위 한국투자증권이 7조 124억 원(103건)을 주관해 2위에 근접했고 신한투자증권이 6조 57억 원(78건)의 일반 공모 회사채를 발행 주관하며 4위에 올랐다. SK증권(5위·3조 3235억 원), 키움증권(6위·2조 5474억 원), 삼성증권(7위·2조 3594억 원), 미래에셋증권(8위·2조 3124억 원)은 각각 2조 원 이상의 발행을 주관하면서 중위권에 자리했다.
증권사간 성적을 가른 주요 변수는 SK그룹 계열사 거래(딜) 성사 여부였다. SK그룹이 상반기 발행한 회사채는 6조 9500억 원인데 이 물량을 누가 많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1분기에는 NH투자증권이 관련 딜을 다수 수임하며 분기 기준 1위에 올랐지만 2분기 KB증권이 SK, SK이노베이션, SK브로드밴드 등 3곳의 대표 주관 딜에서만 9117억원의 실적을 쌓으며 선두를 탈환했다. 3위인 한국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SK리츠 등 SK 계열사 딜 다수의 주관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 DCM 시장은 금감원의 캡티브 영업 검사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일부 증권사가 그룹 계열사를 통해 발행 물량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주관 계약을 따내 시장 질서를 교란했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달아올랐던 주관 경쟁 열기가 금감원 검사에 따라 다소 진정될 수 있다”면서도 “회사채 딜 수임은 대기업 집단과의 관계를 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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