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현재 읽고 계신 기사는
유료기사 입니다.

비회원도 읽을 수 있는 무료기사로 전환된 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닫기

돈줄 마른 대기업, '양날의 검' PRS 늘린다 [시그널 인사이드]

신세계·SK온·롯데지주·효성 등
IPO 무산 등으로 자금조달 어렵자
자회사 지분 넘겨 단기 유동성 확보
기업가치 떨어지면 중장기 재무부담

  • 이덕연 기자
  • 2025-06-09 16:47:40
돈줄 마른 대기업, '양날의 검' PRS 늘린다 [시그널 인사이드]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스1

유통·석유화학·2차전지 등 산업구조 재편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업종에서 주가수익스왑(PRS) 방식 자금 조달이 늘어나고 있다. PRS는 파생상품의 일종으로 추후 매각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 투자자에게 차액을 보전해야 하는 리스크를 갖고 있는 ‘양날의 검’과도 같아 중장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SK온, 롯데지주, 효성화학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 8개월간 PRS로 자금을 마련한 규모는 약 4조 4000억 원에 달한다. 대부분 재무적투자자(FI)를 찾지 못하거나 기업공개(IPO) 문턱을 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유동성을 공급한 케이스다.


롯데지주는 FI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와의 약정에 따라 취득해야 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주식 604만 4952주를 이달 11일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에 PRS 방식으로 양도할 예정이다.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 IPO가 무산되면서 3074억 원을 에이치PE 측에 지급해야 했지만 이번 PRS 계약에 따라 단기 지출 금액을 줄이게 됐다.



돈줄 마른 대기업, '양날의 검' PRS 늘린다 [시그널 인사이드]

PRS는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최초 매입 단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거래 당사자들이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파생상품이다. 기준가보다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가 매도 기업에게 상승분을 준다. 반대로 기준가 대비 주가가 내려가면 매도 기업이 투자자에게 손실 금액을 보전해야 한다. 투자자는 이외에도 6~7% 가량 약정된 수수료를 일정 기간 지급받을 수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용 보강이 되는 대기업을 상대로 사실상의 대출을 해주는 셈이다. 반면 매도 기업은 주가 하락 시 대규모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를 안는다.


PRS 방식의 자금 조달은 최근 유통·석유화학·2차전지 등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효성화학은 올 4월 베트남 사업법인 효성비나케미칼의 지분 49%로 PRS 계약을 맺어 3153억 원을 조달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과 올 3월 각각 미국·인도네시아 자회사 지분을 토대로 PRS 계약으로 총 1조 31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에는 SK온이 1조 5000억 원을, 이마트·신세계가 SSG닷컴 지분을 바탕으로 1조 1500억 원의 유동성을 얻었다.


이미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 PRS 계약은 지배 기업의 보유 비용을 낮추면서 단기 재무 부담도 덜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최근 IPO 추진 당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가 1만 1500~1만 3500원에 그쳤지만 PRS 계약에 따른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의 취득 단가는 2만 838원이다.


하지만 PRS로 지분을 인수한 투자자가 추후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하면 보전해야 하는 금액이 커질 수 있어 장기 리스크는 큰 편이다. 단기간 극적인 기업가치 상승 없이는 미래 대규모 지출이 확정돼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반 기업 대출이 경색되고 비우량 회사채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취약 업종에 있는 기업들이 PRS로 유동성 확보를 늘리는 추세”라면서도 "차액 보전 계약에 따라 미래 잠정 지출은 커지고 있어 중장기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본 사이트에 게재되는 정보는 오류 및 지연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닫기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