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의 이온트랩 장치.사진 제공=아이온큐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아이온큐의 급등이 국내 양자컴퓨터 관련주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AI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양자컴퓨팅 기술의 상용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치솟고 있다.

23일 오전 9시 15분 코스닥시장에서 한국첨단소재(062970)는 전 거래일 대비 5.44% 오른 465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한때 14% 넘게 오르기도 했다. 양자컴퓨터 관련주로 분류되는 엑스게이트(356680)(7.68%), 우리로(046970)(4.07%), 드림시큐리티(203650)(2.72%), 우리넷(115440)(2.42%) 등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며 양자컴퓨터 테마의 강세를 이끌었다.

이날 국내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들의 급등은 앞서 뉴욕 증시에서 양자컴퓨터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양자컴퓨팅 선두 주자인 아이온큐(IonQ)는 36.52%, 리게티컴퓨팅(Rigetti Computing)은 26.46%, 디웨이브컴퓨팅(D-Wave Quantum)은 23.96%, 퀀텀 컴퓨팅(Quantum Computing Inc.)은 14.52% 각각 치솟았다.

특히 아이온큐의 피터 채프먼 최고경영자(CEO)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양자 컴퓨팅 분야의 엔비디아(NVIDIA)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며 시가총액을 1조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 엔비디아처럼, 양자컴퓨팅 기술이 미래 산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양자컴퓨터는 중첩(superposition), 얽힘(entanglement) 등 양자역학적 현상을 활용해 기존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이는 신약 개발, 신소재 설계, 금융 모델링, 암호 해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양자 컴퓨팅이 2025년까지 전 세계 벤처캐피탈(VC) 투자의 약 10%를 차지하고, 2030년에는 1조 달러(약 1300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은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복잡한 연산을 요구하며 양자컴퓨터의 필요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온큐 CEO의 발언이 단순한 선언을 넘어, 양자컴퓨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닌 현실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