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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10조 원 가까운 금액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의 외국인 지분율이 3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실적과 관세, 정치적 불확실성 등 한국 증시를 향한 투자심리를 억누르던 우려가 조금씩 완화될 기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의 복귀 시점이 언제일지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9조7938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부터 3거래일간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외국인은 9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 외국인의 코스피 월간 순매도액 역대 1위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인 2020년 3월 12조5550억 원이다. 이대로라면 올 4월이 월간 순매도 규모로는 역대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에서 유출되기 전인 지난해 7월 말 35.65%였던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4일 31.52%로 낮아졌다. 2023년 8월 30일 이후 최저치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38조9354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24조4349억 원이 삼성전자(005930)에 쏠렸다. 순매도 2위인 현대차(005380)(2조888억 원)의 12배에 가까운 규모다. 56.48%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현재 50.00%로 낮아졌다.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 속에서도 선방 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9거래일 가운데 미국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한 직후인 10일(3286억 원 순매수)과 25일(6146억 원)을 제외하고 17거래일 동안 순매도했다. 다만 이달 초중순까지 1조 원대를 오가던 일일 순매도 규모는 월말로 가면서 1000억~2000억 원대로 축소됐다.
외국인 주식 매도세는 한국 자산에 대한 기피 성격으로 보이지만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원화 채권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심 위축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같은 분석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 한국 증시로의 자금 복귀가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낳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수급 회복을 전제로 한 투자 전략이 활발하게 논의되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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