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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와, 지드래곤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벤처투자 시장에서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며 잇따라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벤처캐피털(VC)들은 해당 기업들이 기존 인기 아티스트들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또 K팝의 글로벌 위상이 계속해서 높아지면서 성장 여력도 풍부하다고 평가한다.
1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싸이가 설립한 피네이션은 최근 국내 VC인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50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 유치에서 피네이션의 기업가치는 약 2000억 원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피네이션은 2018년 설립 직후 SK텔레콤(017670)으로부터 약 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는데 당시 평가된 기업가치는 약 500억 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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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네이션의 투자 유치는 미국 국적으로 글로벌 투자은행 UBS 출신인 김봉수 피네이션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피네이션은 유치한 투자금을 활용해 최근 데뷔한 여성 그룹 '베이비돈크라이' 육성에 주력한다. 베이비돈크라이는 '아이들'의 멤버이자 프로듀서인 전소연 씨가 제작에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방신기 출신 김재중씨가 2023년 설립한 '인코오드'도 VC들이 주목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 하나다. 올해 초 스틱벤처스 등이 120억 원을 투자했으며 기업가치는 6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코오드는 최대 200억 원 수준의 추가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인코오드 소속 신인 여성 그룹 '세이마이네임'이 큰 인기를 끌면서 투자 유치가 원활하게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세이마이네임은 지난해 말 데뷔 앨범 발매 당일 국내 멜론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동시에 일본의 라쿠텐 앨범 판매량 차트에서도 1위 기록하는 기염을 통했다.
또 지드래곤의 소속사로 유명한 갤럭시코퍼레이션도 몸값을 9000억 원으로 책정하고 100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국내 VC 중에서는 엔베스터가 약 100억 원 이상의 투자 승인을 내리고 자금 납입을 준비 중이다. 엔베스터는 국내 출판 기업인 '미래엔'이 지분 100%를 보유한 VC다.
VC들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높은 기업가치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배경에는 싸이, 김재중, 지드래곤 등 기존 아티스트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피네이션은 지난해 약 779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80% 이상이 싸이의 '흠뻑쇼' 공연과 음원 수익에서 나왔다. 인코오드 역시 2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도 지드래곤 합류 이후 광고와 해외 콘서트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해당 엔터사들은 설립자와 대표 아티스트들이 K팝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다”며 “간판 아티스트들의 이름값에 힘입어 추가 인기 아티스트 영입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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