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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최대 2조 원으로 증시 입성에 도전하는 SK플라즈마의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수령한 국내 증권사들이 상장 주관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의 삼파전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중복상장 이슈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SK플라즈마의 상장 주관사 선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점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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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플라즈마는 지난달 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한 일부 증권사에 결과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내 주관사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사정으로 인해 차일피일 미뤄지는 분위기다. IB 업계 관계자는 “SK플라즈마의 상장 시기가 올해나 내년이 아닌 2027년 이후인 만큼 급하게 결정을 하지 않고 천천히 주관사를 선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 주관을 맡았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SK플라즈마를 통해 관계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엔무브가 중복상장 이슈로 상장을 철회했지만 가장 최근에 딜을 진행한 만큼 SK그룹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 역시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빅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어 유력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중국통’이기도 한 최강원 ECM본부장을 선임한 이후 ‘3수생’ 케이뱅크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코스메카코리아 이전 상장 주관도 따냈다. 또 NH투자증권은 SK플라즈마의 2대 주주인 한앤컴퍼니와도 인수금융 등에 있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최근 SK엔무브 딜을 맡았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한 번 더 제고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그룹을 비롯해 한앤컴퍼니와도 가까운 NH투자증권도 복병 중 한 곳”이라고 짚었다.
올해 IPO 최대어인 LG 씨앤에스(LG CNS)의 대표 주관을 맡았던 KB증권 역시 배제할 수 없는 후보다. 특히 공모주 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과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빅 딜로 꼽히는 SK플라즈마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SK플라즈마 자체가 ‘까다로운 딜’인 만큼 증시 입성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앞서 SK엔무브가 상장 계획을 접은 상황에서 최근 IPO 시장의 주 이슈인 중복상장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칫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쪼개기 상장’ 사례로 거론돼 집중 포화를 맞을 수 있다. 다만 SK엔무브와 달리 SK플라즈마는 연결 실적 기여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이번 IPO 과정에서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의견 조율 과정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올 1분기 기준 SK플라즈마의 주요 주주는 SK디스커버리(55.66%), 한앤컴퍼니(27.39%), KIP유니콘(6.57%)으로 구성돼 있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 FI들과의 논의 과정에서 IPO를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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