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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003240)이 자사주를 기초로 한 교환사채(EB) 발행과 관련해 후속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애경산업(018250) 인수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IB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 최대주주인 AK홀딩스(006840)는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와 함께 태광산업의 EB 발행 중단 결정 이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태광산업은 산하 운용사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애경산업 인수전에 도전장을 낸 바 있다. 앞서 삼정KPMG 주도로 진행된 애경산업 예비입찰은 다수의 원매자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흥행했다. 이중 태광산업을 비롯해 앵커에쿼티파트너스, 폴캐피탈코리아, 라이온코퍼레이션 등이 숏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에서는 태광산업 측이 이번 EB 발행 대금 중 상당부분을 티투PE 측이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해 애경산업 인수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해왔다. IB 업계에선 애경산업의 몸값으로 약 6000억 원을 예상해왔다.
실제 태광산업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전량(24.4%)을 담보로 EB 3186억 원어치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1일 정정공시를 통해 이 자금을 뷰티 관련 신사업에 2000억 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태광산업은 향후 2년 간 화장품과 부동산 개발, 에너지 기업 인수 또는 설립에 총 1조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태광산업의 1조5000억 원 투자 계획 중엔 애경산업 인수가 상당 부분 포함됐을 것”이라며 “일단 EB 발행을 통한 3200억 원의 자금 조달이 중단된 만큼 이번 인수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을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광산업이 발행하려던 EB 전액을 총액 인수하려던 한국투자증권의 계획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EB를 인수한 뒤 다른 기관투자가에게 재판매(셀다운) 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태광산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 발행과 관련해 트러스톤 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향후 후속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EB 발행에 제동을 건데다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 이사회를 상대로 위법행위 중지 소송을 제기한데 따라 압박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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