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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 만에 ‘삼천피’ 시대가 다시 열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자 해외로 빠져나가 있던 투자 자금이 국내 증시로 재유입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한 것은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처음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전인 이달 2일 2698.97에서 불과 12거래일 만에 파죽지세로 323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주가가 12.96% 상승한 것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읽힌다”며 “일하는 정부가 모두의 성장이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걸맞게 실질적 성과를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라는 불안 속에서도 코스피가 꾸준히 우상향하자 동학개미들도 돌아오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370개의 설정액은 48조 3426억 원으로 올 들어 7조 5898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7조 5608억 원인 해외 주식형 ETF 설정액 증가분을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상황과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지난해 한 해 동안 5조 2851억 원 늘었는데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ETF 설정액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12조 9631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해외 주식형 ETF 설정액이 1059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그보다 16배 이상 많은 1조 7206억 원 급증했다. 특히 올해 국내 주식형 ETF의 평균 수익률은 22.98%로 해외 주식형 ETF(-5.95%)를 30% 가까이 앞질렀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과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자본시장 인프라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방향의 정책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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