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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가 약 5조 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5조 원이었던 지난번 IPO 추진 때와 유사한 가치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는 것인데 최근 냉각된 대형 공모주 시장 회복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주요 재무적투자자(FI)와의 협의를 거쳐 약 4조 5000억~5조 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번 IPO 추진 때 희망 공모가 밴드였던 3조 9586억~5조 원과 비슷한 규모다. 케이뱅크는 2022년과 지난해 두 차례 상장에 도전했다가 수요 부진 등으로 고배를 마신 후 올 들어 세 번째 도전에 나서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IPO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 2.2배 수준을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며 “목표 가치에 대해 최대주주인 비씨카드와 주요 FI 간 합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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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이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대표주관사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주 NH투자·삼성·KB·신한투자증권 및 외국계 증권사 UBS를 대상으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실시한 뒤 빠르게 최종 후보군을 2곳으로 좁혔다. 케이뱅크의 공모 규모는 1조 원에 달할 가능성이 높은데 외국계 증권사가 주관사단에서 빠진 점은 이례적이다. 공모 규모가 클수록 해외 수요 확보가 중요해 과거 케이뱅크 주관사단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외국계 증권사가 매번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공모주 대부분이 해외 큰손 유치에 실패한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후 관건은 대형 공모주 시황 회복이다. 희망 밴드 기준 시가총액이 4조 1039억~5조 6634억 원이었던 DN솔루션즈가 올 4월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로 IPO를 미루는 등 대형 공모주 시장은 얼어붙어 있다. 케이뱅크는 상장이 무산되면 주주 간 계약에 따라 FI가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 얼롱)과 매수청구권(풋옵션)을 비씨카드를 상대로 행사할 수 있다. 계약상 시한인 내년 7월까지 증시에 올라야 비씨카드의 재무 부담이 줄어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하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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