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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안중현 '국내파' 주도…협상 한달만에 속전속결 합의

[M&A 야성 깨어난 삼성]
◆ 삼성 빅딜 막전막후
반도체 인수 막히자 공조로 선회
작년 10월 추진 4월부터 협상 시작
경영진 직접 獨 찾아 설득전 주효

  • 임세원 기자
  • 2025-05-14 17:35:57
노태문·안중현 '국내파' 주도…협상 한달만에 속전속결 합의[시그널]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부문(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

노태문·안중현 '국내파' 주도…협상 한달만에 속전속결 합의[시그널]
안중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조 시장 진출을 위해 한 달 만에 대형 인수를 성사시키는 발빠른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빅딜이었던 하만 인수와 이후 마시모 등은 해외파가 중심이었지만 이번 인수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부문(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과 안중현 경영지원실 사장의 지휘 아래 국내파가 만든 첫 대형 거래로 평가받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날 인수를 확정한 유럽 냉난방공조(HVAC) 기업 플랙트그룹의 부채를 포함한 전체 기업가치는 18억 유로(약 2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최근 매출은 1조 원 규모로 이번 거래에 적용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배수는 15배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삼성 측 인수 자문을 맡았고 매각 측은 UBS가 자문했다. 두 자문사 모두 국내팀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은 유럽 시장을 뚫기 위해 다양한 공조 기업에 인수 의향을 타진했다. 특히 사모펀드(PEF)인 트리톤이 플랙트그룹 대주주여서 매각 의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씨티증권과 함께 설득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접촉했던 초반에는 트리톤이 매각 절차를 밟기 전이었던 데다 유럽 기업 중심이던 업계에서 삼성전자에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이 독일을 찾아 트리톤과 플랙트그룹 관계자에게 인수 후 청사진을 설명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아시아에 팔지 않겠다며 꿈쩍 않던 트리톤이 약간의 자료를 보내왔고 삼성 경영진은 트리톤이 짧게 내준 시간 동안 직접 설명하면서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며 "이후 추가로 기업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등 진행이 빨라졌다”고 전했다.


삼성뿐만 아니라 유럽 내 경쟁사와 미국·일본·중국 기업이 인수 가격을 제안하면서 경쟁입찰로 바뀔 가능성이 있었지만 삼성이 가격 등에서 통크게 제안하면서 4월부터는 트리톤과 삼성전자만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한 달여 짧은 시간 안에 주요 거래 조건에 대한 합의를 마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실무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팀(TFT)과 DX 내 공조사업부, 재무통 윤주한 부사장 등 국내파가 상당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과거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했을 때나 최근 하만이 마시모를 인수하는 과정에는 해외파의 역할이 더 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래전략실이 있었을 때처럼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한 거래”라고 평가했다.


국내 대기업 중 공조 사업은 LG전자가 활발하게 사업을 키우고 있지만 공조 사업에 대한 구상은 삼성전자가 더 먼저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공조 업체이자 몸값만 8조 원이었던 존슨컨트롤즈 인수에 참여해 막판에 떨어졌다. 당시 LG전자도 참전했지만 예비입찰에서 낙마했다. LG전자는 지난해 H&A 에어솔루션 사업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상당 부분 진척을 이뤘지만 내부이견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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