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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뱅크가 하이브리드항공사(HSC) 에어프레미아를 품에 안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의 중재 속에 서준혁 대명소노 회장이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에게 보유 지분을 모두 넘기기로 합의하며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리게 됐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통합 대한항공(003490) 출범으로 진에어(272450) 등 대한항공 계열 LCC가 시장 지배력을 가져가는 가운데, 2위 자리를 꿰차기 위한 합종연횡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뱅크 산하 AP홀딩스는 대명소노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과 JC파트너스가 공동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JC SPC)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전량인 22%를 약 119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200억 원은 납입 완료했고 9월 말까지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AP홀딩스는 김 회장과 자녀들 소유 회사로 에어프레미아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타이어뱅크의 에어프레미아 지분율은 70%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는 JC SPC(22%)와 AP홀딩스 우호 주주(약 2%) 지분율을 합친 수치다.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1주당 1900원에 매각했다. 대명소노는 지난해 10월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1주당 1600원, 총 471억 원에 사들였다. 대명소노 입장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 과정에서 7개월 만에 약 180억 원의 매각 차익을 얻게 됐다.
대명소노의 지분 매각 이면에는 JC파트너스의 중재가 큰 역할을 했다. 당초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091810) 인수에 이어 에어프레미아까지 사들이며 아시아나항공이 사라진 자리를 꿰차겠다는 구상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JC파트너스는 이 사이에서 타이어뱅크와 가격 협상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경영권 분쟁이 추가 확대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역할을 했다.
국내 LCC 업계는 지각변동이 예정돼 있다. 내년 말 출범하는 통합 진에어(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298690)) 뒤를 제주항공(089590)과 티웨이항공이 추격하는 ‘1강 2중’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대명소노의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합병이 무산돼 통합 진에어는 독점적 지위를 꿰차게 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생각해본 적 없다”며 LCC 3사 통합 의지를 피력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 최초로 유럽 노선에 취항하며 장거리 노선을 늘리고 있다. 올 7월에는 캐나다 밴쿠버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어서 에어프레미아처럼 미주 노선을 확대 운영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 무리한 중복 투자 대신 항공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대명소노가 보유한 국내외 호텔리조트 인프라와 시너지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 지분 매각은 전략적인 선택으로 향후 티웨이항공을 중심으로 더욱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타격을 입은 제주항공은 운항 편수를 줄였지만 정비 인력을 확충하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등을 중심으로 증편과 신규 노선 취항 등으로 여객 회복에도 힘을 쏟고 있다. PEF인 VIG파트너스가 2023년 인수한 이스타항공은 하반기에 항공기 7대를 추가 도입하는 등 사업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펀드 만기로 2~3년 후 매물로 나올 경우 LCC 업계에서 덩치를 키우려는 인수 경쟁이 예상된다.
타이어뱅크가 9월 말까지 대명소노 측에 잔금을 치르지 못할 가능성도 일부 제기된다. 이 경우 에어프레미아 경영권 지분이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타이어뱅크가 전국에 소유한 토지 가치만 3834억 원, 이익잉여금은 5364억 원으로 토지 담보대출이나 배당 등 자금 마련 방안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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