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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갈등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협의에 나서면서 양국의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고 있다. 이 영향 때문인지 아시아 증시를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오랜만에 상승세에 접어들기도 했다. 이 같은 암호화폐 시장 회복세를 두고 암호화폐 분야 전문가들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일부 암호화폐 분야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세계 경기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에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암호화폐 매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다른 시장 분석가들은 무역전쟁이 암호화폐 매수와는 별개라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과 세계 경기 불확실성, 연관성 분명 있다”
암호화폐 펀드 ‘비트불 캐피탈’의 조 디파스퀄 CEO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비트코인의 가치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 시스템의 단점에 맞서는 매개로 인식되고 있다”며 “국가 통화의 취약성이 드러나면 (국경 없는) 비트코인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이로 인해 중국 시민들이 암호화폐를 더 사들이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마치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우려와 무역전쟁으로 한창 상승했던 금값과 같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P2P(개인 간 거래) 암호화폐 거래소의 아나톨리 버드니코브 설립자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그는 “아시아 투자자들에게 있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은 암호화폐를 매수하는 데 있어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중국 내 경제 둔화와 관련한 우려가 넘쳐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으로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장외거래 기업인 B2C2의 스캇 웨더릴 리스크 매니지먼트 담당자도 같은 입장이다. 그는 “무역 전쟁은 지정학적 위험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존 화폐보다 비트코인을 선호할 수는 있다”면서도 “무역전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있지만 주된 원인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역전쟁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량이 늘어난다고 보기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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