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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066570)의 손자회사 알폰소가 미국 나스닥 입성에 도전한다. 2020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후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인 만큼 상장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아시시 초디아 알폰소 창업자 겸 이사회 멤버는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커넥티드TV(CTV) 시장이 1조 달러(약 1388조 원) 규모까지 성장한 가운데 지난해 LG전자의 웹OS 기반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했다”며 “이에 힘입어 알폰소의 실적도 최근 2년 새 연평균 40%가량 증가한 만큼 미국 증시 상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초디아 창업자는 “현재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으로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투자 유치 당시 알폰소의 최고경영자(CEO)로서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알폰소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에 동의한 기업은 LG전자가 유일했다”고 귀띔했다. 다만 상장 관련 세부 사항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미국 증권법을 감안해 상장 시점과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초디아 창업자가 CEO로 재직하던 2020년 알폰소는 LG전자로부터 8000만 달러(약 879억 원) 상당의 투자를 받으며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알폰소의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알폰소는 ‘LG애드솔루션’으로 브랜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미국 법인의 100% 자회사인 제니스를 통해 알폰소의 지분 65.7%를 소유하고 있다. 알폰소가 LG전자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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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알폰소는 투자 과정에서 3년 후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미국 증시 상장을 요구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주요 주주들이 상장을 위한 요구 권리를 회사에 제출함에 따라 알폰소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미국 나스닥 상장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초디아 창업자의 이 같은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LG전자와의 협력으로 알폰소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의 웹OS에 알폰소의 기술을 접목한 점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초디아 창업자는 “TV 시청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자동콘텐츠인식(ACR)과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광고플랫폼(DSP)이 알폰소의 핵심 기술”이라며 “구글이 검색 광고를 혁신한 것처럼 우리는 TV에서 이를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전략적 제휴는 TV를 넘어 모든 디스플레이 환경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비행기 등 시청자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모든 상황에 LG전자의 웹OS가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초디아 창업자는 “LG전자의 웹OS 플랫폼과 알폰소의 기술이 결합하면서 광고 타깃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LG전자의 하드웨어 매출이 소프트웨어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알폰소가 중요한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디스플레이 화면’이 있는 모든 공간이 알폰소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초디아 창업자는 “‘오징어게임’부터 블랙핑크·BTS까지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이 글로벌 문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처럼 문화 수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한국 기업과 협업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2012년 설립된 알폰소는 애드테크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CTV 생태계에서 광고·콘텐츠·데이터 등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기술을 상용화해 적용하는 등 TV가 ‘스마트폰’처럼 진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초디아 창업자는 “모바일 환경에서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일어났던 변화가 TV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알폰소를 설립한 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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