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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고령화로 인한 승계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으로 ‘인수를 통한 창업(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 ETA)'이 떠오르고 있다. ETA는 내실 있는 중소기업을 매입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신규 창업에 비해 실패 위험이 낮아 예비 창업가에게는 유망한 창업 모델이 되고, 후계자가 없는 고령 CEO에게는 폐업을 막을 수 있는 출구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ETA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일본의 메이저 M&A 중개 자문사들도 한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딥서치는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핀테크지원센터와 손잡고 ‘넥스트(Next) 스타트업 ETA’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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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은 기업 인수를 통해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가 100명을 대상으로 ETA 특화 교육과 컨설팅부터 인수합병(M&A), 인수 후 통합(PMI)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세부적인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교육 및 컨설팅 △딜 소싱 지원 △M&A 실행 지원 △자금지원 △PMI 지원 △네트워킹 등이다. 특히 M&A 실행 과정에서 기업 가치 평가와, 재무 및 법률 실사 지원, 자문 연계 등을 통해 지원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김재윤 딥서치 대표는 “공공기관과 민간 금융권이 중소기업 M&A 승계를 위해 협업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사례”라며 “일본 처럼 중소기업 승계 M&A 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 문의도 많다”고 설명햇다.
딥서치는 향후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정부 및 지자체의 창업 지원 사업과 연계해 ETA 생태계를 넓힐 계획이다.
후계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면서 ETA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우리보다 먼저 고령 CEO 승계 문제를 겪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ETA의 한 형태인 ‘서치펀드’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서치펀드는 투자자가 창업 의지와 능력 있는 인재(서처)에게 자금을 제공해 기업을 인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기업 승계 대란이 임박하면서 유사 모델에 대한 투자와 자문 수요가 커지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인 일본의 스트라이크컴퍼니 등은 최근ETA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스트라이크컴퍼니는 최근 중소벤처기업 전문 M&A 자문사 더블유엠디(WMD)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젊은 경영인과 시너지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중소기업의 직원소유 기업 전환을 돕는 스타트업 ‘리버티랩스’도 폐업 위기에 놓인 기업을 인수한 후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재에게 기업 경영을 맡겨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리버티랩스는 올해 2월 위탁급식 서비스 기업 이든푸드서비스와 M&A를 진행해 직원소유 기업화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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