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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반도체주와 2차전지주 강세에 힘입어 2021년 9월 7일(3201.76)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장중 3200선을 돌파했다.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000660)도 13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30만닉스’ 터치에 성공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장중 3216.69까지 치솟은 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7.46포인트(0.23%) 내린 3175.7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7포인트(0.35%) 오른 800.47로 마감했다.
그간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던 반도체주와 2차전지주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는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1600원(2.62%) 오른 6만 2600원을 기록해 2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6만전자’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392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였던 삼성SDI(006400)도 이달 10일부터 반등을 시작해 이날 5.3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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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주 대표주인 포스코퓨처엠(7.34%)과 에코프로(086520)(4.19%), 에코프로비엠(247540)(3.65%)도 상승 마감에 동참했다. 장 초반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30만 6500원까지 상승했던 SK하이닉스는 기관 차익 실현 매물로 전날보다 0.84% 내린 29만 45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약 1141억 원 순매수하며 반도체주 훈풍을 이끌고 있다. 올해 전체로 넓히면 1조 9837억 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조방원(조선·방산·원전)’ 주는 힘을 쓰지 못했다. 대표적 방산주인 현대로템(064350)(-4.69%),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5.51%)는 물론 조선 대표주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2.43%), 삼성중공업(010140)(-1.90%)과 원전주 두산에너빌리티(034020)(-4.12%) 등이 하락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268억 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466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코스피 향방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코스피 상단 밴드가 3305선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국내 증시에서 소외됐던 삼성전자나 2차전지주 등 대형주가 반등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이나 2분기 실적 등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 팀장은 “올 2분기 실적이 좋은 업종이나 기업을 제외하고 미국 관세 영향권인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실적은 부진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감을 갖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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