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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첨단 산단 등 핵심 자산 유동화…兆단위 자금 조달

■한화솔루션, 리츠 만든다
리츠, 자금 조달 안정·지속성 담보
관련법 개정으로 투자 대상도 넓어져
에이치테크노밸리 등 12곳 개발사업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부문이 주도
한화에어로·솔루션 자산도 대상땐
20조 가까이 추가 조달도 가능해져

  • 서종갑 기자
  • 2025-07-08 17:04:45
AI 데이터센터·첨단 산단 등 핵심 자산 유동화…兆단위 자금 조달 [시그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제공=한화

한화솔루션(009830)이 전통적인 자금 조달 방식인 주식·채권·대출이 아닌 리츠라는 새 수단을 택한 건 자금 조달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000880)그룹은 최근 계열사 추가 투자와 인수합병(M&A) 자금 마련을 위해 3조 원 넘는 초대형 유상증자를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이는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과 주가 하락 우려를 낳으며 시장의 비판에 직면했다. 리츠는 개발 자산을 담보로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기에 이런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도 변화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리츠 설립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과거 오피스나 상가·물류센터에 한정됐던 리츠의 투자 대상이 산업단지·공장(설비 포함)·데이터센터 등 특수 자산으로까지 확대됐다. 김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첨단산업과 직결된 인프라 자산을 유동화할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리츠 설립 주도권은 한화솔루션에서 부동산 개발을 담당하는 인사이트 부문이 맡고 있다. 그간 쌓은 탄탄한 개발 역량으로 리츠 설립 이후 자금 조달부터 개발까지 순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2년 공식 출범한 인사이트 부문은 과거 한화도시개발의 자산 개발 사업 부문과 큐셀 부문의 태양광 개발 사업부, 갤러리아 부문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를 통합해 만든 조직이다. 그룹 내 흩어져 있던 부동산 개발 역량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이미 6개의 첨단산업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한 경험은 이러한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AI 데이터센터·첨단 산단 등 핵심 자산 유동화…兆단위 자금 조달 [시그널]

리츠에 담길 자산의 면면도 매력적이다. 화성 ‘에이치(H)-테크노밸리’는 경기도 최초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2027년 완공 목표로 투자 규모만 3800억 원에 이른다. 반도체 및 자동차 부품 특화 단지로 이미 41개 유망 기업과 입주 협약을 마쳤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데이터센터 역시 리츠의 가치를 높일 핵심 자산으로 여겨진다. 현재 한화솔루션 인사이트 부문이 추진 중인 개발 사업은 첨단산업단지 9곳, 물류센터 2곳, 데이터센터 1곳 등이다. 개발 비용만 최소 5조 원이 거론된다.


이번 리츠 설립은 한화그룹의 3세 경영 구도 속에서 김 부회장에게 없던 금융 계열을 추가하는 행보라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 부회장이 주도하는 방산·항공우주·에너지·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과 시너지를 낼 별도의 제조업 부동산 기반 금융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는 해석이다. 현재 한화그룹에는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이 이끄는 금융 계열 산하에 한화리츠(451800)가 존재한다. 하지만 한화리츠는 장교빌딩 등 서울과 수도권의 오피스 빌딩을 주력으로 담고 있어 산업단지나 데이터센터를 편입하기에는 성격이 맞지 않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 중심인 한화리츠에 산업단지나 데이터센터를 담을 경우 기존 투자자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며 “자금 유치와 투자자 보호 양 측면을 고려할 때 별도 리츠를 설립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리츠를 시작으로 그룹의 핵심 자산을 활용한 추가 모델들이 거론된다. 1분기 말 기준 김 부회장 산하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유형 자산은 11조 1827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8조 4802억 원이다. 대부분 공장 부지 및 설비 등으로 리츠 편입이 가능한 자산이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의 태양광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묶는 ‘그린에너지 인프라 리츠’다. 태양광발전소는 정부 및 한국전력과 20년 안팎의 장기 전력판매계약(PPA)을 맺는데 이는 리츠가 추구하는 안정적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데 최적의 자산이라는 평가다. 한화솔루션이 발전소를 개발해 리츠에 매각하고 회수한 자금으로 다시 신규 발전소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도 가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보유한 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를 유동화하는 첨단산업 리츠 모델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장부 가격보다 실제 시장 가치가 월등히 높은 이들 자산을 리츠를 통해 유동화하면 재무 구조 개선 효과가 클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유상증자나 중복 상장 등이 과거보다 어려워지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 전략이 한층 고도화됐다”며 “현금화가 어려웠던 공장 등 부동산 자산이 리츠를 통해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첨단 산단 등 핵심 자산 유동화…兆단위 자금 조달 [시그널]
한화솔루션 인사이트부문이 경기도 화성시에 조성 중인 에이치(H)테크노밸리 조감도. 사진 제공=한화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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