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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위기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기업 포스코퓨처엠(003670)이 1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조달 자금 대부분을 북미와 국내 양극재 생산 법인 투자에 쏟아부어 2차전지 소재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1조 7000억 원 규모의 삼성SDI(006400)에 이어 또다시 2차전지 업종에서 대규모 유상증자가 나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13일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총 1148만 3000주를 신규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예정 발행가액 9만 5800원 기준 모집 총액은 1조 1001억 원이다. 최대주주(지분율 59.7%)인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는 5256억 원을 투입해 배정된 주식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퓨처엠 외에도 2차전지 소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2차전지 리사이클링 회사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유상증자에도 각각 각 3280억 원, 690억 원을 출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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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신고서에 큰 문제가 없다면 7월 16일 발행가액을 최종 확정하고 같은 달 21~22일 구주주 청약 및 일반청약(24~25일)을 거쳐 8월 8일 신주 상장을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증자 규모가 큰 만큼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를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증자 목적, 자금 사용 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는 2차전지 기업인 삼성SDI의 약 1조 7000억 원,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약 2조 3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대규모 유상증자다. 포스코퓨처엠이 자금 조달 수단으로 유상증자를 택한 건 회사가 2022년 이후 2차전지 소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했고 올 1분기 말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4448억 원에 불과해 자금 조달 수단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포스코퓨처엠은 조달 자금 대부분을 타법인증권 취득 자금으로 사용한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캐나다 현지에 연 3만 3000톤 규모의 하이니켈계 양극재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를 운영하기 위한 합작법인(JV) ‘얼티엄캠’에 3534억 원을 투입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얼티엄캠 공사 현장을 찾아 “(이곳이) 2차전지 소재 시장이 되살아나는 시점에 맞춰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천연 흑연 공급망 완성을 위한 국내 구형 흑연 생산법인 설립에도 2773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그 외에도 국내 양극재 생산능력 확충 등을 위한 시설 투자에 1810억 원, 전구체 공장 원료 구매 목적 운영자금으로 2884억 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이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신주 발행 규모가 기존 발행 주식(7746만 3220주)의 14.82%로 기존 투자자들의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52% 내린 12만 100원에 정규장을 마쳤으나 유상증자 공시 직후 애프터마켓에서는 8%대 급락세를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도 유상증자에 최대 20% 참여해 일반 주주 참여 물량은 5% 내외라 시장 영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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