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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과거 3조원을 고집했던 몸값은 낮추면서 금융지주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인 UBS는 지난달부터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인수 후보에게 티저레터(간략한 투자설명서)를 순차적으로 발송하며 매각 재개를 알렸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지분 59.8%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롯데쇼핑도 롯데카드 지분을 20.0%씩 갖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3년 만인 2022년 JP모건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첫 매각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당시 하나금융지주·KT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3조원의 매각가에 이견을 보이며 무산됐다. 우리금융도 후보로 거론됐으나 당시에는 증권사 인수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불참했다.
다만 과거보다 롯데카드 매각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자산규모는 2020년 14조 7970억 원에서 2024년 24조 9477억 원으로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1154억 원에서 1372억 원으로 느는 데 그쳤다.
여기에 조달비용이 늘고 카드대출이 확대되면서 건전성도 약화했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먹거리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매각에서는 경영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금융지주 중심으로 매각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같은 3조원을 고수하고 있지 않다”면서 “가격은 열려 있으며 입찰을 받아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2조원 까지 가격이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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