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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타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그리고 현재 수많은 암호화폐가 세상에 등장하고 거래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암호화폐가 앞으로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꿀 만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오늘날 많은 암호화폐는 돈을 벌기 위한 투기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바로 성공적인 토큰 이코노미 모델을 만드는 것에 있다. 참여자들의 협력을 유도하고 네트워크가 잘 자리 잡기 위해선 정교하게 짜인 규칙과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따라서 성공적인 암호화폐의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스팀잇(Steemit)의 토큰 모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서 토큰 이코노미와 모델 설계 시 고려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란 무엇인가?
토큰 이코노미 개념의 시초는 행동주의 학습이론가인 스키너(Skinner)가 만든 개념이다. 원래 아이들이 과제를 완수하거나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토큰을 제공함으로써 긍정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간단히 말해, 초콜릿이나 동전 같은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상을 받는 것이다.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에서 말하는 토큰 이코노미도 큰 차이가 없다.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하는 사람들에게 행동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점은 원화나 달러 같은 전통적인 통화를 사용하지 않고 암호화폐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팀잇은 전통적인 비즈니스에서 불가능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했다. 기존 콘텐츠 플랫폼의 수익 모델은 주로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였지만, 스팀잇은 훌륭한 게시물을 업로드하고 투표하고, 공유함으로써 커뮤니티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모델을 설계하였다. 이러한 스팀잇의 혁신은 중앙 집중식 플랫폼에서 사용하던 기존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많은 사용자에게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스팀잇에는 스팀(Steem), 스팀파워(Steem Power), 스팀달러(Steem Dollars)라는 세 가지 유형의 자산이 존재한다. 먼저, 스팀은 전체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토큰이며 스팀잇의 시장 가치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래소에서 바로 교환할 수 있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레벨의 코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팀파워는 스팀잇 생태계 내에서 사용자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토큰이다. 높은 스팀파워를 가진 사용자는 더 많은 업보트 카운트를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팀달러는 스팀을 1달러 가치로 보장하겠다는 약속이다. 이것은 스팀 가격의 하락과 상관없이 콘텐츠 제작자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스팀잇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스팀파워와 스팀달러이다. 만약 스팀이 보상의 유일한 수단이었다면 사용자들은 장기적으로 스팀을 보유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 보상을 받은 사람들은 즉시 시장에 스팀을 판매할 것이다. 그럼 이것은 스팀의 높은 유동성으로 이어지고 스팀의 가치가 급락하는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스팀잇의 보상 체계를 보면 기본적으로 게시물에 대한 총 보상의 75% 가 작성자에게 전달되고 나머지 25%는 큐레이터에게 전달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복잡한 알고리즘이 있는데 게시물이 게시된 후 15분 이내에 업보트를 받으면 작가에게 100% 보상이 주어지고 반면 15분에서 30분 이내 보팅은 작성자 50% 큐레이터 50% 비율로 30분 이후부터 7일간까지는 큐레이터에게 100%로 지급된다. 그리고 모든 보상은 게시물 생성 1주일 후에 나누어진다.
그리고 네트워크 수요와 토큰 수요를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성장이 자동으로 토큰 가치의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토큰의 가치가 네트워크 성장에 연결되면 네트워크 구성원이 네트워크 성장을 위해 작동할 것이므로 원래의 목적에 따라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사용됨에 따라 토큰의 가치가 상승하도록 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급격한 유동성에 대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토큰이 거래소에 상장되어 일반 통화와 환전이 이루어지면서 투기와 같은 외부 요인으로 급격한 유동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스팀잇은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팀파워와 스팀달러라는 장치를 마련하였다.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처럼 새 시대를 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선전되어 왔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높은 가치를 평가할 만큼 블록체인의 실제 사용 사례가 많지 않아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이 같은 평가로 블록체인을 상용화한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 개발보다 투기의 수단으로만 초점을 맞추어 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투기적 수단으로서 그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이 잘 구현되는 건강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토큰 이코노미 모델을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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