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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약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용등급 AA-급 회사채와 국고채 간 스프레드는 지난해 말 70bp(1bp=0.01%포인트)에 달했지만 최근 30bp대까지 좁혀졌다.
시장에서는 격차가 줄어든 첫 번째 이유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회사채 수요 강세를 꼽는다. 여기에 대형 증권사의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후 회사채 수요가 늘면 스프레드 축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신용등급 AA-) 3년물 간 스프레드는 39bp로 2021년 7월 20일(39bp) 이후 4년여 만에 30bp대로 떨어졌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진 2022년 말 178bp까지 치솟았다가 2024년 12월 31일에는 68bp를 기록했다. 이후 올 들어 하락을 이어가면서 연중 저점을 거듭 경신하는 중이다.
국고채는 시중에서 거래되는 채권 중 가장 안전한 상품으로 우량 등급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거래된다. 그러나 그 차이인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것은 안전자산인 국채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회사채 금리는 비교적 낮게 유지된다는 상황을 뜻한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이는 곧 국채 가격 약세와 회사채 가격 강세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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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회사채 시장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9월 말 회사채 누적 발행액은 107조 2660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개 분기 만에 100조 원을 돌파했고 이날 누적 기준으로 118조 820억 원에 달해 연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것이 유력하다. 시장 채권 거래자 대다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 등의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는 미래 시점보다 높은 금리(낮은 가격)로 채권을 매수해 추후 비싼 가격에 매도하려는 수요가 높다.
국채금리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월 15일 2.520% 수준이었지만 같은 달 23일(2.605%), 29일(2.677%), 30일(2.732%) 연이어 올랐고 이달 4일에도 2.729%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연준 주요 인사가 금리 인하 시기 조절을 시사하는 매파적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방향 제시)를 내놓은 것이 일차적 원인으로 꼽히지만, 보다 근본적 요인은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내년 728조 원 규모의 ‘슈퍼 예산’을 편성한 만큼 당분간 국채 발행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직결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회사채 강세와 국채 약세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 흐름이 중장기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대형 증권사가 잇따라 뛰어들고 있는 발행어음·IMA 사업이 결정적 변수로, 이들 사업의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운용자산 상당 부분을 시중 채권 형태로 모험자본에 투입해야 한다. 금융 당국에 사업 인가 신청을 한 증권사 모두가 발행어음·IMA 사업에 뛰어들면 2028년 이들 사업의 운용자산 규모는 최대 185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 발행어음 사업의 운용자산 규모가 100조 원 이상 커질 것으로 본다”며 “채권 수요가 근본적으로 늘어나면서 AA등급 등급 회사채를 넘어 A등급 회사채까지 수요가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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