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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011200)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36.02%)에 이어 한국해양진흥공사(35.67%)도 보유 지분 전량을 청약했다. 지분율 합계 71%가 넘는 대주주들이 주식 전량을 청약하면서 안분 비례 원칙에 따라 일반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물량은 한층 줄게 됐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해진공은 공개매수 주관사 KB증권에 최근 자사가 보유한 HMM 지분 전량을 청약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공개매수는 HMM이 회사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2조 1432억 원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HMM은 매수 수량을 8180만 1526주(7.98%)로 예정하면서 이보다 많은 주식이 청약될 경우 주주별로 안분비례해 매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당 매입가는 2만 6200원이며 청약 접수는 이달 12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산업은행도 보유 지분 전량을 청약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이번 거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주주별 안분비례 준비에 착수했다. 나머지 주주인 국민연금 (5.99%), 에스엠상선(3.07%), 소액주주(19.25%)들의 청약 비율에 따라 주주별 최종 매입 수량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이번 공개매수 청약으로 각각 최소 7719억 원, 7644억 원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주주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현재 IB 업계에서는 양 사의 자금 회수액이 최대 9000억 원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의 HMM 보유 지분율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IB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율이 매우 높고 안분비례 원칙도 적용되기 때문에 이번 거래가 끝나도 양 사 지분율 합은 70%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6년 글로벌 해운업 불황에 한진해운이 파산하고 현대상선(현 HMM)까지 침몰할 것이 우려되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해운업 지원에 나섰다. 산은이 주채권은행으로 채무 조정과 추가 자금 투입을 주도했다. 해진공은 해운업 재건을 목적으로 신설됐으며 HMM을 적극 지원하는 등 국내 해운업 재건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실제 HMM은 공적자금 투입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 해운 경기 반등에 힘입어 최근에는 매우 건실한 회사로 거듭났다. 지난해 매출액 11조 7002억 원, 영업이익 3조 5128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공개매수는 지난해 9월 회사가 발표한 중장기 사업 전략의 일환이다. HMM은 당시 주주가치 제고 전략과 함께 △컨테이너선·벌크선 확대 △터미널 개발 및 물류 사업 추진 △친환경 투자 및 디지털 역량 내재화 추진에 총 23조 5000억 원을 쏟아붓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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