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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079160)가 2021년 발행한 3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중도상환권(콜 옵션) 만기가 1년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영화 산업의 침체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진행한 신종자본증권, 회사채 발행에서 크레딧 시장의 외면을 받은 여파다. 게다가 유상증자 이후 주가마저 급락해 채권자들의 주식 전환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001040) CGV는 내년 6월 제3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 CB의 콜 옵션 만기를 앞두고 있다. 발행 규모는 3000억 원으로 대부분의 조달 자금이 채무 상환을 위해 사용됐다. 여기에 2022년 발행한 4000억 원 규모의 제35회 CB 콜 옵션 만기도 다가오고 있어 CJ CGV는 2년이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7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32회 CB의 표면 이자율은 1%로 낮은 수준이지만 콜 옵션 만기가 지나면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 구조다. 구체적으로 내년 6월부터 1년간 3%의 이자율이 적용되며 이후 매년 0.5%포인트를 가산하는 방식이다. 만약 CJ CGV가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만기까지 해당 CB를 상환하지 않는다면 이자율은 15.5%까지 높아지게 된다. 35회 CB 역시 동일한 스텝업 이자율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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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CJ CGV가 최근 들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CJ CGV는 각각 400억 원, 1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부가, 회사채는 전량 미매각을 기록하면서 시장에서 흥행 실패라는 ‘낙인’이 찍혔다. 게다가 2023년 진행한 두 차례 유증에 지주사 CJ가 모두 참여한 만큼 추가적인 자금 수혈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CB 규모에 한참 못 미치는 채권 공모에서도 미매각이 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어떻게 수천 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지 미지수다”라고 짚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증 이후 주가마저 급락하면서 주식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달 1일 CJ CGV의 주가는 5030원이다. 32회, 35회 CB의 전환가액은 각각 2만 1455원, 1만 7745원으로 현 주가보다 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유증 이후로 전환가액이 조정된 것으로 이전에는 2만 6600원, 2만 2000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32회 CB는 2218억 9500만 원, 35회는 3992억 5300만 원 상당이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고 남아있다. CJ CGV 관계자는 “CB 관련 상환을 계획하고 있지만 콜 옵션 행사까지 기간이 남아 있어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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