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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주택 맹그로브와 대형 물류센터 청라로지스틱스가 매각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는 최근 안정성과 낮은 리스크가 입찰 흥행 여부의 가늠자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공유 주택 자산인 맹그로브 신촌점과 신설점·동대문점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곳은 단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지스는 입찰에 실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따로 관심을 보인 곳들과 추가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다.
맹그로브는 한국형 코리빙(Co-living) 모델을 표방한 공유 레지던스다. 단순한 공유 주택이 아니라 코워킹 공간과 라운지, 미팅룸 등 커뮤니티를 포함한 복합 라이프 스타일 주거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어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지스는 총사업비 2500억 원 규모의 코리빙 블라인드펀드인 ‘이지스 리빙개발투자1호’를 국내 최초로 조성해 맹그로브 운영사인 MGRV와 함께 운영해왔다. MGRV는 이번에 매각 대상으로 꼽힌 세 곳 외에도 서울 종로구 숭인점과 강원 고성점, 제주시티점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임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맹그로브가 매각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로 ‘안정성’을 꼽고 있다. 맹그로브는 1~12개월 단위의 단기 월세가 대부분인데 매번 임차인을 구하는 게 번거로울 수 있고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이 내놓은 청라로지스틱스는 ‘1조 원’에 가까운 몸값에 선뜻 입찰에 나선 곳이 드물었다. 금리가 아직 충분히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대금 조달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대형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크리에이트자산운용 컨소시엄과 이지스자산운용 위주로 2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라로직스틱스는 연면적 약 43만 ㎡ 규모의 상·저온 복합 물류센터로 인천 서구에 있다. 쿠팡이 전체 면적의 약 80%를 임차하고 있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자금 여력이 충분한 KKR 컨소시엄은 청라로지스틱스에 대한 인수 의지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중소형 중심의 관리 리스크가 낮은 자산들은 여전히 인기다. 블랙스톤은 이달 큐브인더스트리얼 김포고촌센터와 남양주화도센터 두 곳을 인수했다. 두 곳의 연면적은 다 합쳐도 12만 ㎡ 수준으로 청라로지스틱스의 30% 미만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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