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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096770)이 올해 2분기 적자 확대 여파로 8% 가까이 급락했다. 자회사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을 발표하며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실적 부진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날 9300원(7.94%) 떨어진 10만 79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실적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매도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조 3066억 원, 영업손실 417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직전 분기의 446억 원보다 늘어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전년(458억 원) 대비로도 손실 규모가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비롯해 관세 영향, 유가 하락 등 대외 환경으로 인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며 “올해 3분기에는 정제 마진 개선과 관세 리스크 완화, 배터리 사업의 유럽 판매 물량 증가 등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회사 SK온과 SK엔무브 합병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만큼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SK온과 SK엔무브 합병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등의 사업 재편안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전기화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은 그룹의 전기화 전략을 강화하는 결정”이라며 “이와 함께 재무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고 짚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회사 합병을 통한 시너지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SK이노베이션의 주가 상승 가능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를 감안한다면 수직 계열화를 갖추지 못한 SK온을 위한 캐시카우 붙이기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SK온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엑싯으로 기업공개(IPO)에 대한 부담은 덜었으나 이를 위해 필요한 현금 등의 지급, SK이노베이션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 및 영구채 발행 시의 이자 비용 등은 단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주가의 상승 여력은 SK온의 북미 합작사인 블루오벌SK(BOSK)의 가동률 정상화와 실적 기여 여부를 확인한 이후에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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