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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계열사 신용등급이 하향된 롯데그룹이 회사채 상환에 주력하고 있다. 다수 대기업집단은 최근 낮아진 금리를 활용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등급 하향 여파로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여타 자금 조달 수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상반기 1조 6670억 원의 채권을 순상환했다. 1~6월 3조 432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했지만 새로 발행한 채권 규모는 1조 7650억 원에 그쳐 순발행량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SK(1조 5420억 원 순발행)·한화(1조 5820억 원)·포스코(6800억 원) 등 채권시장 ‘빅 이슈어(대형 발행 기업)’ 대다수가 발행량을 늘린 것과 대비된다. 올해 회사채 발행 시장이 강세를 나타내자 다수의 대기업집단은 저금리로 채권을 신규 발행해 과거 발행한 채권·기업어음(CP) 등을 차환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회사채 상환에 집중하는 것은 주력 계열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신용등급 하향 조치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는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이외에도 롯데지주(AA-→A+), 롯데물산(AA-→A+), 롯데캐피탈(AA-→A+), 롯데건설(A+→A0)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롯데건설은 등급 조정 직후 5%가 넘는 금리를 제시하며 1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목표 발행 물량이 전부 미매각되는 등 신규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그룹은 당분간 CP·PRS 등 대체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PRS는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최초 매입 단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거래 당사자들이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파생상품으로, 주가가 내려가면 기업이 투자자에게 손실 금액을 보전해야 한다. 가격 리스크를 가진 대출에 가까워 기업가치를 올리지 못하면 중장기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상황별로 최적화된 자금 조달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며 “자산 리스트럭처링(구조조정)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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